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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장장애인 총 15명 사망

임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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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장장애인 총 15명 사망



혈액 투석을 받고 있는 신장장애인 모습(기사 내용과 무관).ⓒ에이블뉴스DB  

  혈액 투석을 받고 있는 신장장애인 모습(기사 내용과 무관).ⓒ에이블뉴스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감염 위험이 높은 신장장애인들이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 투석 중단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총 15명이 사망했지만, 정부의 별도 대책이 없어 공포는 현재진행형인 상황.

신장장애인은 신장의 기능부전으로 인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거나 신장의 기능에 영속적인 장애가 있어 일상생활에 현저한 제한을 받는 사람으로 장애정도는 중증(과거 2급, 투석을 3개월 이상한 사람), 경증(과거 5

급, 신장이식자)로 분류된다.

한국신장장애인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등록장애인은 8만7000명이며, 이중 1만2000명이 신장이식자, 나머지 7만5000명 정도의 91% 가량이 투석환자인 중증장애인이다.

신장이식을 받은 신장장애인의 경우 면역체계가 없어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하지만, 고위험군에 분류되지 않은 ‘사각지대’에 빠져 결국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월 27일 신장을 이식받은 대구지역 70대 남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발열 외 특별한 증상이 없어 경증으로 분류, 입원대상 순위에서 밀려 집에서 대기하다 이틀 만에 사망한 것.

협회 이영정 사무총장은 “만성신부전증으로 신장이식 받은 신장장애인들은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현저하고 떨어져 있으며, 바이러스 저항력이 없다”면서 “질병관리과에서 당연히 고위험군이라고 분류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포함되지 않았다. 신장이식 환자들에게는 발열증상은 매우 위험한 신호이며, 이를 경증으로 분류되어 입원대상 순위에 밀려났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장애인안전대책 마련하라’ 피켓을 든 장애인활동가 모습.ⓒ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코로나19 장애인안전대책 마련하라’ 피켓을 든 장애인활동가 모습.ⓒ에이블뉴스DB
신장장애인 91%를 차지하는 투석환자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생명 위협을 느끼고 있다. 평균 주 3회 투석을 필수로 받아야 하지만, 인공심장실은 집단감염 위험이 높고, 자가 격리 시에 별도로 투석받을 병원이 없는 현실.

결국 투석환자인 신장장애인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 대구 거주자들로, 신천지로 인한 지역감염으로 확인되고 있다. 확진자 상황 또한 현재 협회 차원에서 정리 중이다.

먼저 각 병원인공심장실은 환기시설 없이 밀폐된 공간으로, 최대 100명까지 투석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집단감염 우려가 높다.

이 사무총장은 “20~30명씩 칸막이 없이 동시에 투석하다보니까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 그래서 협회 차원에서 방역을 철저히 해달라고 공문을 보냈고, 대구 경북 같은 경우는 철저히 방역하신 것 같다”면서도 “방역을 해도 환기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나쁜 공기가 순환이 안 된다. 인공심장실의 환기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가 격리 대상자의 경우 14일의 격리 기간 동안 투석 중단으로 목숨이 위태롭다. 중앙대책본부에서 각 보건소에 ‘코로나19 대응’ 지침으로 자가격리자가 의심환자가 발생됐을 때 본인이 다니는 병원에서 별도로 투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이뤄지고 있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협회가 확인한 결과, 신천지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남구 보건소만 지침을 따르고 있었다.

이에 경산지역에서 가족과 자가격리 대상이 된 신장장애인이 4일간 투석을 받지 못해 노폐물이 쌓여 서울로 긴급 이송, 격리 투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의 투석병원이 없다보니까 4일간 투석이 중단돼 몸 속 노폐물이 4리터가 쌓였다. 서울로 긴급하게 이송돼 허벅지에 가까스로 투석했지만 상황이 좋지 못하다”면서 “의심환자, 자가격리 대상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투석병원을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장애인콜택시 모습.ⓒ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 장애인콜택시 모습.ⓒ에이블뉴스DB
코로나19’로 인해 신장장애인 이동권도 막혔다. 서울에 거주하는 신장장애인이 은평성모병원에서 투석을 받기 위해 장애인콜택시를 예약했지만,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이라서 가기 싫다’며 운전자들이 배차를 거부한 것. 결국 이 장애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

이 사무총장은 “운전자들의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신장장애인은 생존의 문제인데 배차를 거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장애인콜택시 이용률을 보면 신장장애인은 고정적으로 투석을 받으러 가다보니 이용률이 월등히 높다. 맞춤형 이송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사무총장은 “2015년 메르스 이후 5년 만에 코로나19가 왔다. 또다른 바이러스가 오지 말란 법도 없다”면서 감염병에 대응한 매뉴얼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현재 재난 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감염병이 오면 똑같이 우왕좌왕하지 않겠나. 아까운 생명을 놓치지 않도록 대응 매뉴얼이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