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HOME 커뮤니티 복지뉴스 공지사항 보도자료 한밭영상 캘린더 복지뉴스 백일장 전시회 복지뉴스 초고령·1인 가구 시대, 장애인복지는 생존이 아니라 시민권의 문제다 선변 뎃글수 0 조회수 6 작성일자 2026.06.05 【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대한민국은 지금 인구 감소에 몰두하고 있다. 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지방은 소멸을 걱정하며, 경제학자들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국가 위기로 진단한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쏟아내고 언론은 연일 인구 절벽을 이야기한다.그러나 정작 더 근본적인 변화는 다른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람은 줄어들고 있지만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1인 가구는 804만 5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했다. 이제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혼자 사는 사회가 된 것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1인 가구는 예외적인 생활 형태였지만 이제는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가 되었다.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가구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통계의 변화가 아니다. 사회를 떠받쳐 온 가족 구조 자체가 해체되고 있다는 의미다.과거 한국 사회에서 복지는 국가보다 가족이 먼저 담당했다. 노인을 돌보는 것도 가족이었고, 장애인을 부양하는 것도 가족이었다. 질병과 빈곤, 돌봄의 부담은 대부분 가정 내부에서 해결되었다.그러나 저출산, 비혼, 만혼, 이혼 증가, 핵가족화,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이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초고령·1인 가구 시대의 급격한 도래는 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되고 있다. (생성형 AI 활용 생성 이미지) ⓒ 김경식 문제는 이 변화가 가장 먼저, 가장 가혹하게 나타나는 집단이 장애인이라는 점이다. 장애인의 삶은 오랫동안 가족 돌봄에 의존해 왔다. 특히 중증장애인과 발달장애인,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부모는 단순한 보호자가 아니라 활동지원사였고 이동지원자였으며 생계유지자였다.그러나 지금 장애인 부모들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장애인 복지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부모 사후 대책’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가족의 걱정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장애인복지체계가 아직도 가족 의존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실제로 OECD 국가들은 이미 가족 돌봄체계의 약화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고 있다.OECD에 따르면 회원국에서 50세 이상 인구 중 13%가 비공식 돌봄(informal care)을 제공하고 있으며, 상당수 국가들이 가족 돌봄 인력 감소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가족 내부의 무급 돌봄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더 큰 문제는 고령화와 장애가 결합하는 속도다. OECD는 현재 회원국 평균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장기요양(Long-Term Care) 수요 역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OECD 국가 평균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12%가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이는 장애인복지와 노인복지가 더 이상 별개의 영역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장애 문제는 단순히 선천적 장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장애 발생률은 증가하고 인지기능 저하와 만성질환도 함께 증가한다. 결국 미래 사회의 장애 문제는 노인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세계보건기구(WHO)가 고독과 사회적 고립을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WHO는 2025년 발표한 사회적 연결 보고서에서 고립과 고독이 건강과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세계적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고독은 더 이상 개인의 감정 문제가 아니라 정책이 개입해야 하는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특히 장애인의 경우 위험은 더욱 크다. 국제 연구들에 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 제한, 물리적 접근성 부족, 낮은 고용률, 차별과 편견, 정보 접근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용과 접근 가능한 환경은 고독을 완화하는 중요한 보호요인으로 나타난다.이러한 상황에서 1인 가구 증가가 결합되면 장애인은 ‘이중 고립’에 직면하게 된다. 혼자 살아가는 장애인이 증가하지만 지역사회 관계망은 충분하지 않고, 가족은 점점 더 작은 단위로 분화되고 있으며, 돌봄 부담은 개인에게 집중된다.결국 문제는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사회 속에서 연결되지 못한 채 혼자 살아가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형태의 배제를 만들어내고 있다.은행 업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하고, 병원 예약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며, 공공서비스는 키오스크와 비대면 시스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은 접근 가능한 화면을 필요로 하고, 청각장애인은 대체 의사소통 체계를 필요로 하며, 발달장애인은 이해하기 쉬운 정보 제공을 필요로 한다. 고령장애인의 경우 디지털 기기 자체가 장벽이 되기도 한다.이때 디지털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장애인은 단순히 기술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다. 행정서비스에서 배제되고, 금융서비스에서 배제되며, 의료서비스에서 배제되고, 결국 시민권으로부터 배제된다. 그래서 오늘날 국제사회는 디지털 접근성을 복지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시민권의 핵심 요소로 보기 시작했다.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장애인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동등한 사회구성원이며, 정보 접근과 의사소통 접근 역시 기본권이라는 것이다.선진국들은 이미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스웨덴은 개인보조서비스(Personal Assistance)를 통해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미국은 자립생활운동(Independent Living Movement)을 통해 장애인을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삶의 결정권을 가진 시민으로 재정의해 왔다.덴마크와 네덜란드는 ‘Ageing in Place’, 즉 살던 곳에서 늙어가기 정책을 확대하며 시설 중심 복지에서 지역사회 중심 복지로 전환하고 있다. OECD 역시 지역사회 돌봄과 주거환경 개선이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장기요양 부담을 완화하는 핵심 정책이라고 평가한다.영국은 더 나아가 세계 최초로 ‘고독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 제도를 운영했다. 외로움을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사회구조의 결과로 본 것이다.그러나 유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을 가족이 책임져야 할 존재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시설 중심 사고 역시 완전히 극복되지 못했다. 하지만 초고령사회와 1인 가구 사회에서 가족만으로 장애인의 삶을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이제 장애인복지의 목표는 분명해야 한다. 생존 보장에서 시민권 보장으로, 보호에서 참여로,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시혜에서 권리로 이동해야 한다. 활동지원서비스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사회 인프라다. 지원주택은 복지사업이 아니라 기본 주거정책이어야 한다. 디지털 접근성은 편의 제공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복지 프로그램이 아니라 초고령사회 생존 전략이다.복지국가의 수준은 장애인을 얼마나 불쌍하게 여기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장애인이 얼마나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인구 감소 시대의 진짜 위기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이 사회 속에서 보이지 않게 사라지는 것이다.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출산율 대책이 아니다. 가족이 사라진 자리에서도 장애인이 혼자가 되지 않는 사회, 고립이 아니라 연결을 보장하는 사회, 보호가 아니라 시민권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그것이 초고령·1인 가구 시대에 복지국가가 반드시 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이전 다음 목록
초고령·1인 가구 시대, 장애인복지는 생존이 아니라 시민권의 문제다 선변 뎃글수 0 조회수 6 작성일자 2026.06.05 【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대한민국은 지금 인구 감소에 몰두하고 있다. 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지방은 소멸을 걱정하며, 경제학자들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국가 위기로 진단한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쏟아내고 언론은 연일 인구 절벽을 이야기한다.그러나 정작 더 근본적인 변화는 다른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람은 줄어들고 있지만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1인 가구는 804만 5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했다. 이제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혼자 사는 사회가 된 것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1인 가구는 예외적인 생활 형태였지만 이제는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가 되었다.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가구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통계의 변화가 아니다. 사회를 떠받쳐 온 가족 구조 자체가 해체되고 있다는 의미다.과거 한국 사회에서 복지는 국가보다 가족이 먼저 담당했다. 노인을 돌보는 것도 가족이었고, 장애인을 부양하는 것도 가족이었다. 질병과 빈곤, 돌봄의 부담은 대부분 가정 내부에서 해결되었다.그러나 저출산, 비혼, 만혼, 이혼 증가, 핵가족화,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이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초고령·1인 가구 시대의 급격한 도래는 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되고 있다. (생성형 AI 활용 생성 이미지) ⓒ 김경식 문제는 이 변화가 가장 먼저, 가장 가혹하게 나타나는 집단이 장애인이라는 점이다. 장애인의 삶은 오랫동안 가족 돌봄에 의존해 왔다. 특히 중증장애인과 발달장애인,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부모는 단순한 보호자가 아니라 활동지원사였고 이동지원자였으며 생계유지자였다.그러나 지금 장애인 부모들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장애인 복지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부모 사후 대책’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가족의 걱정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장애인복지체계가 아직도 가족 의존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실제로 OECD 국가들은 이미 가족 돌봄체계의 약화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고 있다.OECD에 따르면 회원국에서 50세 이상 인구 중 13%가 비공식 돌봄(informal care)을 제공하고 있으며, 상당수 국가들이 가족 돌봄 인력 감소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가족 내부의 무급 돌봄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더 큰 문제는 고령화와 장애가 결합하는 속도다. OECD는 현재 회원국 평균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장기요양(Long-Term Care) 수요 역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OECD 국가 평균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12%가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이는 장애인복지와 노인복지가 더 이상 별개의 영역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장애 문제는 단순히 선천적 장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장애 발생률은 증가하고 인지기능 저하와 만성질환도 함께 증가한다. 결국 미래 사회의 장애 문제는 노인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세계보건기구(WHO)가 고독과 사회적 고립을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WHO는 2025년 발표한 사회적 연결 보고서에서 고립과 고독이 건강과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세계적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고독은 더 이상 개인의 감정 문제가 아니라 정책이 개입해야 하는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특히 장애인의 경우 위험은 더욱 크다. 국제 연구들에 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 제한, 물리적 접근성 부족, 낮은 고용률, 차별과 편견, 정보 접근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용과 접근 가능한 환경은 고독을 완화하는 중요한 보호요인으로 나타난다.이러한 상황에서 1인 가구 증가가 결합되면 장애인은 ‘이중 고립’에 직면하게 된다. 혼자 살아가는 장애인이 증가하지만 지역사회 관계망은 충분하지 않고, 가족은 점점 더 작은 단위로 분화되고 있으며, 돌봄 부담은 개인에게 집중된다.결국 문제는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사회 속에서 연결되지 못한 채 혼자 살아가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형태의 배제를 만들어내고 있다.은행 업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하고, 병원 예약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며, 공공서비스는 키오스크와 비대면 시스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은 접근 가능한 화면을 필요로 하고, 청각장애인은 대체 의사소통 체계를 필요로 하며, 발달장애인은 이해하기 쉬운 정보 제공을 필요로 한다. 고령장애인의 경우 디지털 기기 자체가 장벽이 되기도 한다.이때 디지털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장애인은 단순히 기술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다. 행정서비스에서 배제되고, 금융서비스에서 배제되며, 의료서비스에서 배제되고, 결국 시민권으로부터 배제된다. 그래서 오늘날 국제사회는 디지털 접근성을 복지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시민권의 핵심 요소로 보기 시작했다.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장애인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동등한 사회구성원이며, 정보 접근과 의사소통 접근 역시 기본권이라는 것이다.선진국들은 이미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스웨덴은 개인보조서비스(Personal Assistance)를 통해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미국은 자립생활운동(Independent Living Movement)을 통해 장애인을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삶의 결정권을 가진 시민으로 재정의해 왔다.덴마크와 네덜란드는 ‘Ageing in Place’, 즉 살던 곳에서 늙어가기 정책을 확대하며 시설 중심 복지에서 지역사회 중심 복지로 전환하고 있다. OECD 역시 지역사회 돌봄과 주거환경 개선이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장기요양 부담을 완화하는 핵심 정책이라고 평가한다.영국은 더 나아가 세계 최초로 ‘고독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 제도를 운영했다. 외로움을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사회구조의 결과로 본 것이다.그러나 유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을 가족이 책임져야 할 존재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시설 중심 사고 역시 완전히 극복되지 못했다. 하지만 초고령사회와 1인 가구 사회에서 가족만으로 장애인의 삶을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이제 장애인복지의 목표는 분명해야 한다. 생존 보장에서 시민권 보장으로, 보호에서 참여로,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시혜에서 권리로 이동해야 한다. 활동지원서비스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사회 인프라다. 지원주택은 복지사업이 아니라 기본 주거정책이어야 한다. 디지털 접근성은 편의 제공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복지 프로그램이 아니라 초고령사회 생존 전략이다.복지국가의 수준은 장애인을 얼마나 불쌍하게 여기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장애인이 얼마나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인구 감소 시대의 진짜 위기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이 사회 속에서 보이지 않게 사라지는 것이다.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출산율 대책이 아니다. 가족이 사라진 자리에서도 장애인이 혼자가 되지 않는 사회, 고립이 아니라 연결을 보장하는 사회, 보호가 아니라 시민권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그것이 초고령·1인 가구 시대에 복지국가가 반드시 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