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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신성한, 이혼’에서 조현병 아내의 이혼소송

임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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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신성한, 이혼’에서 조현병 아내의 이혼소송

 

남자와 여자가 성인이 되면 다른 한 짝을 찾게 된다. 그러다가 서로 사랑하게 되면 함께 살게 되는 게 결혼이다. 그러나 이삼십 년을 따로 살아온 사람이라 모든 것이 다 다르다. 그런데도 그 다름을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서 살아가게 되면 결혼생활이 유지되는 것이고 그 다름을 못 견뎌 하면 헤어지게 되는 게 이혼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서로 사랑하고 자식을 키우면서 살아온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5천 년의 역사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결혼만큼이나 이혼도 다 반사다. 만났다가 헤어지는 게 이제는 흉도 아닌 세상이 되었다.

JTBC 토일드라마 ‘신성한 이혼’(극본 유영아, 연출 이재훈)은 이혼 전문 변호사 신성한(조승우 분)의 이야기다. 신성한 변호사는 독일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던 음대 교수였는데 여동생 신주화가 이혼을 하고 양육권 소송에서 패하고 죽었다. 신성한은 여동생의 이혼과 죽음을 납득할 수 없어 음대 교수를 때려치우고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되었다.

이혼소송에서 변호사가 하는 일은 의뢰인이 원하는 바를 이뤄주는 것이다. 재산이라든가 양육권이라든가. 여기까지는 지난번 “JTBC 드라마 ‘신성한, 이혼’에서 간이식 공여자”에서 한번 언급했다.

이서진과 신성한 변호사. ⓒJTBC 이서진과 신성한 변호사. ⓒJTBC

‘신성한, 이혼’ 1회에 나온 이서진(한혜진 분)은 유명 라디오 방송의 DJ였는데 스토커 같은 남편에게 벗어나고자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와 불륜을 저질렀다. 그런데 그 남자가 이서진이 유명한 DJ라는 것을 알고 성관계 동영상을 퍼뜨렸다가 구속되었다.

이서진은 스토커 같은 남편에게서 아들 강현우(장선율 분)를 지키기 위해서 신성한 변호사를 찾았고 신성한은 승소하여 강현우의 양육권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서진이 아들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직업을 가져야 하는데 아무도 이서진을 채용하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이서진은 신성한에게 매달렸고 월급은 상관없으니 재직증명서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신성한이 이서진의 이혼소송에서 이겼다는 소문이 나자 파리만 날리던 신성한 사무실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서진은 상담실장이 되어 찾아오는 손님들을 먼저 상담하고 필요한 사람은 신성한 변호사에게 연결했다. 얼마 전에는 조민정(이윤수 분)이 찾아와서 이혼하고 싶다고 했다. 이서진이 변호사와 약속을 잡으려고 전화를 했더니 아버지가 전화를 받아 병원이라고 했다.

신성한 사무실에는 음대 교수였던 신성한을 좋아해서 금화로펌에서 온 최준(한은성 분) 변호사가 있었다. 신성한이 필요 없다고 했지만, 최준은 막무가내로 신성한 사무실에 남았다. 그것도 금화로펌 박유석(전배수 분) 변호사의 스파이로.

이서진과 조민정의 부모와 남편. ⓒJTBC 이서진과 조민정의 부모와 남편. ⓒJTBC

이서진은 자기가 상담을 잘못해서 조민정이 극단적 선택을 했나 싶어 조민정의 병원에 가 보겠다고 하자 신성한은 최준 변호사에게 같이 가 보라고 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최준 변호사가 맡게 된다.

조민정의 아버지(이승철 분)와 어머니(강애심 분)는 조민정의 병실 앞에서 안절부절못했다.

아버지 : “우리 민정이가 변호사 사무실에 무엇을 상담하러 갔습니까?”

이서진 : “이혼이요.”

조민정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딸이 이혼을 생각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조민정의 남편 박현태(임지규 분)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어머니가 사위에게 연락했다고 했다.

조민정은 이혼을 결심했는데 남편 박현태는 모두가 자기 잘못이라며 장인·장모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장인은 딸이 이혼을 하려 했다는 것을 알고 사위를 못 미더워 했다.

조민정은 이혼하겠다고 했는데 남편 박현태는 엄청 다정한 남편 같아 이서진이 보기에는 남편 박현태가 가식적으로 보였다. 자기 남편도 그랬으므로. 이서진은 최준 변호사에게 자기는 조민정을 만나볼테니 박현태를 지켜보라고 했다.

병실에서 이서진과 조민정. ⓒJTBC 병실에서 이서진과 조민정. ⓒJTBC

이서진 : “저도 사실은 엄청 고통스러웠는데도 아무에게도 고통스럽다고 말하지 못했어요. 결혼은 내가 선택한 거니까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한다 생각했어요. 차라리 누군가에게 다 털어놓고 도움을 구했다면 지금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조민정 : “내일도, 내년에도 똑같이 불행할 겁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리 닫아버리는 거예요. 거지같은 일들을 겪기 전에 미리 죽어버리는 거죠.”

이서진 : “염치도 없는 건지 저는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아직 마트에서 장도 못 보고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면서도 난 다른 선택을 해봤거든요. 변호사 사무실 상담사가 됐어요. 조민정 씨도 다른 선택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내 선택과 민정 씨 선택이 만나 하루쯤은 행복했으면 합니다.”

조민정은 교회에서 박현태를 만나 같이 성경 공부를 했다. 결혼하기 전 박현태는 조민정에게 더할 수 없이 다정한 남자였다. 그래서 부모님도 박현태에게 호감을 가졌다. 조민정은 피아노를 전공했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있었다.

성경공부를 하는 조민정과 박현태. ⓒJTBC 성경공부를 하는 조민정과 박현태. ⓒJTBC

조민정과 박현태는 결혼했고 조민정이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었으므로 조민정의 친정에서는 커피숍을 차려 주었다. 그런데 박현태는 결혼하기 전 그렇게 다정했던 남자가 결혼 후에는 커피숍은 나 몰라라 하고 딴 짓만 했다.

조민정은 조현병이었는데 박현태를 만나기 전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다. 박현태는 결혼하기 전 조카라는 딸아이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조카가 아니라 딸이었다. 형은 딸을 키워준다는 명목으로 많은 돈을 요구했고, 친정에서 차려준 커피숍도 지리멸렬했다.

조민정과 박현태의 이혼조정이 열렸다. 조민정을 대신하며 조민정의 아버지가 참석했다. 박현태의 변호사는 박현태가 정신장애인 아내를 돌보느라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최준 변호사는 박현태 씨가 많이 힘들었다는 것은 인정하는데 그러나 이건 아니라고 했다. 최준 변호사는 이혼조정이 열리기 전 조현병 가족 모임 인터넷 카페 ‘도움너울’를 찾아갔었다. 최준이 카페 장에게 박현태의 사진을 보여주자 잘 안다고 했다. 동생이 조현병이라 동생을 돌보기 위해 카페에 나온 사람이라 기특해서 기억한다고 했다.

조민정 병원 대기실에서 코미디를 보는 박현태. ⓒJTBC 조민정 병원 대기실에서 코미디를 보는 박현태. ⓒJTBC

박현태는 조민정과 결혼하기 전 조민정 정도라면 자신이 요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조민정을 점 찍었으나 모든 것이 틀어지고 만 것이다.

박현태 : “사랑해서 그랬습니다. 조현병 걸린 딸 내가 잘 돌볼 수 있다고 어필을 해야 눈길이라도 줄 테니까. 전 민정이 밖에 없다고요.”

최준 : “그렇죠. 조민정 씨가 약을 먹고 생사를 오갈 때도 한 걸음 달려오셨죠. 제가 봤잖아요. 그리고 이것도 봤죠.”

최준 변호사가 내민 휴대폰 영상에는 병원 대기실에서 코미디를 보며 킥킥거리는 박현태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박현태 : “에이씨, 피차 윈윈 아니야? 고졸에 돈 없고 백 없는 나 같은 놈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잖아. 딸이 정신병 있는 건 왜 숨겼어? 내가 정신병자 평생 돌봐준다잖아요.”

최준 :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양아치입니까?”

그 말에 박현태가 발끈해 최준 변호사에게 달려들었다. 조정위원이 보는 앞에서 박현태와 최준의 치고받는 육탄전이 벌어졌다.

최준은 법률사무실로 돌아가서 "멋있게 조정을 했는데...... 조금 시끄러워졌다."고 실토했다.

신성한은 가정법원을 들었다 놨다 하셨다고? 그렇게 하면 이 동네 소문 다 난다고 조심하라고 했다.

이혼조정에서 박현태와 최준의 육탄전. ⓒJTBC 이혼조정에서 박현태와 최준의 육탄전. ⓒJTBC

조현병(調絃病)이란 장애인복지법에서 2011년에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을 바꾼 것이다. 조현(調絃)이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이다. 조현병은 신경계의 조율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것을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 같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조현병은 뇌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생물학적 질환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조현병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 원인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조현병 관련 「정신보건법」은 1995년에 제정되었다. 이 법의 제정과 함께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가 설립되었다. 이 단체는 정신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사회 통합의 일환으로 편견 해소 및 대국민 인식개선을 홍보하고 있으며 정신장애인의 치료와 취업 등을 지원하는 가족 모임이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는 명칭에서도 보이듯이 가족협회다. 이에 2013년에 당사자 단체인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이 설립되었다. 정신장애의 증상처럼 잠잠하다가 출렁이고 몰아치는 ‘파도’의 이미지와 연대의 의미로 ‘손’이라는 단어를 합쳐서 ‘파도손’이라고 했다고 한다.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에서는 정신장애인이 치료 중 겪게 되는 어려움을 지원하는 절차보조사업과 동료상담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02-2272-2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