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HOME 커뮤니티 복지뉴스 공지사항 보도자료 한밭영상 캘린더 복지뉴스 백일장 전시회 복지뉴스 장애인 가족 아니면 2명이 투표보조 "비밀선거 침해" 헌법소원 재청구 선변 뎃글수 0 조회수 5 작성일자 2026.09.04 뇌병변장애로 양팔과 손을 사용하기 어려운 A 씨는 올해 지방선거 사전투표일 투표소에서 활동지원사 1명만 동반해 투표하겠다고 했지만, 투표사무원은 "가족이 아니면 2명 이상이 가능하다"면서 저지했다. 한 시간 가까이 항의한 끝에 사전투표 하지 못 한 채 돌아와야 했다. 또 다른 뇌병변장애인 B 씨는 투표소에서 입으로 물고 스스로 기표할 수 있는 보조 용구를 요청했지만 비치돼 있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활동지원사와 투표하겠다고 했다. 낯선 선거사무원까지 기표소에 들어오는 것은 비밀투표가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저지당한 채 결국 직원이 즉석에서 잘라온 기표 용구를 입에 물고 혼자 기표한 뒤, 투표지 7장을 한 장씩 입으로 뒤집어 놓아야 했다. 투표지 준비와 접기, 투표함 투입까지 선거사무원 몫이었다. B씨가 원하는 것은 비밀을 유지한 채 내가 신뢰하는 활동지원사 1명의 보조로 투표할 권리였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이 2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현 투표 보조 규정이 장애인의 선택과 결정을 가로막는다며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가족이 아니면 2명 이상 투표소에" 6년 전 청구 기각 현재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은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해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가족이면 1인의 보조로 충분하지만, 가족이 아닌 사람을 지명하면 반드시 2인을 동반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침에 따라, 장애인 선거인이 자신이 신뢰하는 활동지원사 1인만을 동반한 경우에는 투표사무원 1인이 추가로 기표소에 들어가게 된다. 이에 지난 2017년 8월, 장추련은 "장애인 유권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제3자에게 자신의 투표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 것은 비밀선거의 권리를 침해한다"면서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3년 뒤인 2020년 5월 27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중증장애인은 거주시설 관계자나 보조인의 영향을 받기 쉬워 대리투표 등 선거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며 상호 견제가 가능한 2인의 동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선애·이석태·문형배 재판관 3인은 "유권자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스스로 투표보조인으로 지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투표 내용은 가장 내밀한 정치적 의사 표현이자 정치적 자기결정권의 핵심적 행사이므로, 투표보조제도 또한 장애인 유권자가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고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헌재 다수의견은 투표보조인의 자격 제한, 선서 의무 부여, 투표 후 확인 절차 마련 등 1인 동반을 전제로 한 여러 대안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선거용 보조기구가 개발·보급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밝힌 바 있다. 기각 이후에도 대안 없다, "장애인도 비밀투표 하고 싶다" 재청구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 달라진 점은 없다. 장추련은 "현재 제공되는 것은 레일형 특수기표용구 한 종류뿐이며 그마저 투표소에 비치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장애인 유권자의 비밀선거는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이름 아래 뒤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추련은 3명의 청구인과 다시 헌법소원 심판을 제기한다. 9년 전과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이 장애인의 선거권과 비밀선거의 권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장추련은 "장애인도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의 보조를 받아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헌법소원 취지를 밝혔다. 최현정 인권법행동 함께, 정의 변호사는 "가족이 장애인의 의사를 온전히 대리할 것이라는 전제도 실제 현실과 맞지 않다. 장애인 인권침해 현황을 보면 가해자가 가족인 경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족에게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알리고 싶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보조를 요청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면서 "비밀선거 원칙의 핵심은 선거인이 투표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사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제3자에게 노출된다는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투표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민 화우공익재단 변호사는 해당 조항에 대해 과잉 금지 원칙을 위반한 장애인의 선거권과 자기결정권 침해, 비밀선거 원칙 위반,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설명한 뒤 "장애인 선거인도 자신이 뜻하는 대로 투표하고 그 의사를 비밀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과정에 더 많은 제약을 받을 수 없다. 모든 시민이 존엄하고 평등하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헌법소원 청구인인 장애 당사자 김형호 씨는 "저는 신체적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활동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다. 활동 지원이 필요한 것과 제 의사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투표소에서 제 의지대로 기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사람 역시 제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제가 필요한 것은 특혜가 아닌 제가 믿고 선택한 사람의 지원을 받아 제가 결정한 후보에게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비밀리에 투표할 수 있는 권리"라고 호소했다. 이전 다음 목록
장애인 가족 아니면 2명이 투표보조 "비밀선거 침해" 헌법소원 재청구 선변 뎃글수 0 조회수 5 작성일자 2026.09.04 뇌병변장애로 양팔과 손을 사용하기 어려운 A 씨는 올해 지방선거 사전투표일 투표소에서 활동지원사 1명만 동반해 투표하겠다고 했지만, 투표사무원은 "가족이 아니면 2명 이상이 가능하다"면서 저지했다. 한 시간 가까이 항의한 끝에 사전투표 하지 못 한 채 돌아와야 했다. 또 다른 뇌병변장애인 B 씨는 투표소에서 입으로 물고 스스로 기표할 수 있는 보조 용구를 요청했지만 비치돼 있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활동지원사와 투표하겠다고 했다. 낯선 선거사무원까지 기표소에 들어오는 것은 비밀투표가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저지당한 채 결국 직원이 즉석에서 잘라온 기표 용구를 입에 물고 혼자 기표한 뒤, 투표지 7장을 한 장씩 입으로 뒤집어 놓아야 했다. 투표지 준비와 접기, 투표함 투입까지 선거사무원 몫이었다. B씨가 원하는 것은 비밀을 유지한 채 내가 신뢰하는 활동지원사 1명의 보조로 투표할 권리였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이 2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현 투표 보조 규정이 장애인의 선택과 결정을 가로막는다며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가족이 아니면 2명 이상 투표소에" 6년 전 청구 기각 현재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은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해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가족이면 1인의 보조로 충분하지만, 가족이 아닌 사람을 지명하면 반드시 2인을 동반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침에 따라, 장애인 선거인이 자신이 신뢰하는 활동지원사 1인만을 동반한 경우에는 투표사무원 1인이 추가로 기표소에 들어가게 된다. 이에 지난 2017년 8월, 장추련은 "장애인 유권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제3자에게 자신의 투표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 것은 비밀선거의 권리를 침해한다"면서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3년 뒤인 2020년 5월 27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중증장애인은 거주시설 관계자나 보조인의 영향을 받기 쉬워 대리투표 등 선거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며 상호 견제가 가능한 2인의 동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선애·이석태·문형배 재판관 3인은 "유권자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스스로 투표보조인으로 지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투표 내용은 가장 내밀한 정치적 의사 표현이자 정치적 자기결정권의 핵심적 행사이므로, 투표보조제도 또한 장애인 유권자가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고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헌재 다수의견은 투표보조인의 자격 제한, 선서 의무 부여, 투표 후 확인 절차 마련 등 1인 동반을 전제로 한 여러 대안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선거용 보조기구가 개발·보급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밝힌 바 있다. 기각 이후에도 대안 없다, "장애인도 비밀투표 하고 싶다" 재청구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 달라진 점은 없다. 장추련은 "현재 제공되는 것은 레일형 특수기표용구 한 종류뿐이며 그마저 투표소에 비치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장애인 유권자의 비밀선거는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이름 아래 뒤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추련은 3명의 청구인과 다시 헌법소원 심판을 제기한다. 9년 전과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이 장애인의 선거권과 비밀선거의 권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장추련은 "장애인도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의 보조를 받아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헌법소원 취지를 밝혔다. 최현정 인권법행동 함께, 정의 변호사는 "가족이 장애인의 의사를 온전히 대리할 것이라는 전제도 실제 현실과 맞지 않다. 장애인 인권침해 현황을 보면 가해자가 가족인 경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족에게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알리고 싶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보조를 요청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면서 "비밀선거 원칙의 핵심은 선거인이 투표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사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제3자에게 노출된다는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투표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민 화우공익재단 변호사는 해당 조항에 대해 과잉 금지 원칙을 위반한 장애인의 선거권과 자기결정권 침해, 비밀선거 원칙 위반,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설명한 뒤 "장애인 선거인도 자신이 뜻하는 대로 투표하고 그 의사를 비밀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과정에 더 많은 제약을 받을 수 없다. 모든 시민이 존엄하고 평등하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헌법소원 청구인인 장애 당사자 김형호 씨는 "저는 신체적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활동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다. 활동 지원이 필요한 것과 제 의사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투표소에서 제 의지대로 기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사람 역시 제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제가 필요한 것은 특혜가 아닌 제가 믿고 선택한 사람의 지원을 받아 제가 결정한 후보에게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비밀리에 투표할 수 있는 권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