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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돌봄 현실 알린 마지막 시간, "고 전경철 님의 명복을 빕니다"

선변
뎃글수 0 조회수 4 작성일자

"천개의 문을 두드린 아버지를,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5일 에세이 '안녕, 피터팬'의 저자 전경철 작가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7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가 논평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의 필요성을 다시금 짚었다.

고인 전경철 작가는 20여년간 중증 자폐성장애인 아들 제원 씨를 홀로 돌봤으며, 지난 2025년 4월 암 말기 이후 아들이 갈아갈 곳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1000개 장애인거주시설 등을 찾아다닌 사연이 알려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자기 경험을 담은 에세이 '안녕 피터팬'을 출간했으며 MBC '실화탐사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에 출연해 발달장애인 돌봄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또한 자신에게 모인 후원금과 책의 인세를 다시 내놓고, 성인 최중증 자폐성 장애인이 함께 살아갈 공동체 ‘피터팬의 네버랜드’와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고인의 뜻에 따라 빈소 없이 장례가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연대는 "한 아버지가 아들의 삶터를 찾아 천 개의 문을 두드려야 했다는 사실은, 위기에 처한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찾아갈 단 하나의 책임 있는 공적 창구조차 없었다는 의미"라면서 "제원 씨의 삶터가 마련된 일은 다행이지만, 이는 필요한 순간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제도가 제때 작동한 결과가 아니었다. 한 가족의 절박함이 방송과 여론을 통해 알려진 뒤에야 예외처럼 열린 문이었다. 한 사람의 생존과 존엄이 언론의 관심과 시민의 선의에 기대어야만 지켜지는 사회를 정상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부모 사후 발달장애인의 삶의 현실을 짚었다.

이어 " 고인이 시민들과 함께 심은 ‘네버랜드’의 씨앗은 소중한 희망이다. 그러나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삶을 한 개인의 희생과 시민의 모금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예외적인 기적에 머물지 않고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권리가 되도록 국가가 법률과 예산, 전문인력과 공공서비스로 책임져야 한다"면서 "보호자의 고령·질병·사망 등 돌봄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개인별 주거·돌봄 전환계획을 수립하고, 당사자의 의사와 특성에 맞는 다양한 주거 선택지와 24시간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국가 책임을 강조했다.

부모연대 또한 "발달장애인이 부모의 수명과 관계없이 지역사회에서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실현, 24시간 개인별 지원체계와 안정적인 주거 기반 구축,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확대, 보호자 부재에 대비한 사전 전환지원체계 마련을 끝까지 요구할 것을 다짐했다.

부모연대는 끝으로 "우리는 조용한 애도로 고인을 배웅하며, 제원 씨가 새로운 삶터에서 평안한 일상을 이어가기를 기원한다. 고인이 남긴 마지막 걱정과 질문을 모든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사회적 과제로 이어갈 것"이라면서 "전경철 님, 당신의 삶과 뜻을 오래 기억하겠다.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또한 X를 통해 전경철 작가의 명복을 빌며 "지난 돌봄의 시간들이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현실이었다는 아버님의 말씀을 기억한다. 이 돌봄의 무게를 가족만이 짊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발달장애인이 보통의 삶과 당연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범정부 대책을 이번 주에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피터팬 아빠가 우리 사회에 주신 깊은 울림을,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을 위한 정책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