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HOME 커뮤니티 복지뉴스 공지사항 보도자료 한밭영상 캘린더 복지뉴스 백일장 전시회 복지뉴스 원격의료·반려로봇·피지컬 AI와 복지기술의 현재 임성준(한밭센터) 뎃글수 0 조회수 7 작성일자 2026.07.30 원격의료·반려로봇·피지컬 AI와 복지기술의 현재 첨단기술은 돌봄을 어떻게 바꾸는가 기자명칼럼니스트 김경식 입력 2026.07.30 17:3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전자점자 다운로드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인공지능 시대의 복지기술은 더 이상 전동휠체어, 보청기, 의사소통 보조기기와 같은 개별 제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늘날 복지기술은 AI,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빅데이터, 디지털 헬스, 스마트홈 기술을 결합하여 장애인과 고령자의 건강관리, 일상생활, 이동, 재활, 의사소통과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통합적 사회서비스 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보조기술을 장애인과 고령자 등의 기능과 독립성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고, 교육·노동·지역사회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수단으로 규정한다. 세계적인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2050년에는 약 35억 명이 하나 이상의 보조기술을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도 필요한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는 복지기술의 문제가 단순한 기술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접근권과 분배정의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첨단기술이 장애인과 고령자의 존엄, 자유, 안전과 사회참여를 얼마나 확장했는가가 복지국가의 수준을 결정한다. (생성형 AI 활용 생성 이미지) ⓒ 김경식 복지기술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를 몇 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AI 기반 원격의료와 건강 모니터링, 둘째는 반려로봇과 사회적 로봇, 셋째는 재활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넷째는 스마트홈과 안전관리 기술, 다섯째는 인간의 물리적 활동을 직접 보조하는 피지컬 AI이다. 이들 기술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기보다 데이터와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점차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병원이 생활공간으로 확장되는 원격의료 원격의료는 화상으로 의사를 만나는 원격진료만을 뜻하지 않는다. 원격 모니터링, 원격재활, 비대면 건강상담, 의료인 간 협진, 디지털 진단과 건강교육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체계이다. WHO는 원격의료를 디지털 헬스의 한 영역으로 규정하면서, 대면진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과 연속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과 고령자에게 원격의료는 편의서비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병원을 방문하려면 이동지원, 활동지원사나 보호자의 동행, 특수교통수단 예약, 장시간의 대기와 신체적 피로가 수반된다. 원격 모니터링은 혈압, 혈당, 심전도, 산소포화도, 체온, 수면, 활동량 등의 정보를 일상적으로 수집하고, AI는 이상 징후와 질환 악화 가능성을 분석한다. 의료진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뒤 상태를 확인하는 사후적 의료에서 벗어나 건강위험에 선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인 NHS는 가상병동을 대표적인 공공 원격의료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 가상병동은 입원이 필요할 수 있는 환자가 자택이나 요양시설에서 원격 모니터링과 의료진의 대면·비대면 관리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NHS는 2023년 9월까지 1만 개 이상의 가상병동 병상 역량을 구축했고, 이후에도 지역별 가상병동의 수용능력과 이용현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25년 영국 남동부 지역에서는 2천 개가 넘는 가상병동 병상이 운영되었다. 이 제도는 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불필요한 입원이나 반복적인 외래 방문을 줄이면서도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만 가상병동은 환자를 단순히 집에 머물게 하는 비용절감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 방문간호, 응급이송, 진단검사, 재활과 돌봄서비스가 함께 연결될 때 비로소 안전한 의료복지 모델이 된다. WHO 유럽지역의 연구에서도 원격의료는 치매 환자와 가족돌봄자의 우울과 불안, 사회적 고립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디지털 기술만 제공한다고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지원과 연령친화적 환경이 함께 구축될 때 강화된다. 외로움과 불안을 다루는 반려로봇과 사회적 로봇 반려로봇 또는 사회적 로봇은 대화, 표정, 소리, 움직임과 접촉을 통해 사용자와 정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로봇이다. 대표적인 기능은 말벗, 인지자극, 일정 및 복약 알림, 감정상태 확인, 가족이나 돌봄인력과의 연결, 위기상황 감지이다. 고령자와 장애인에게 반려로봇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완화하고 일상의 규칙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반복적인 대화와 회상활동을 제공하고, 발달장애인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예측 가능한 상호작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병원과 요양시설에서는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고 치료나 재활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매개체로도 활용된다. 유럽연합은 고령자의 독립생활과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사회적 로봇 연구를 지속해 왔다. EU 지원 연구에서는 로봇이 안전확인, 이동지원,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공함으로써 고령자가 더 오래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돌봄인력의 부담을 완화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병원을 방문한 고령자에게 기본적인 대화와 안내를 제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도 진행되었다. 반려로봇의 가치는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기술이 가족, 활동지원사, 사회복지사와의 관계를 대신하기 시작하면 돌봄의 비인간화가 발생할 수 있다. 반려로봇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를 기술적으로 은폐하는 장치가 아니라, 고립을 발견하고 인간적 관계로 연결하는 보조수단이어야 한다. 예컨대 이용자가 평소보다 대화가 줄고 수면이나 활동 패턴이 달라졌다면 로봇은 이를 감지해 가족이나 서비스 제공기관에 알릴 수 있다. 이때 로봇의 역할은 외로움을 혼자 감당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돌봄이 필요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다. 장애인의 움직임을 확장하는 재활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재활로봇은 반복적이고 정밀한 움직임을 제공하여 뇌졸중, 척수손상, 뇌병변장애, 근골격계 손상 환자의 보행과 상지기능 회복을 지원한다. 센서와 AI는 사용자의 근력, 관절각도, 보행속도, 균형과 피로도를 분석하고, 재활 강도와 동작을 개인에게 맞게 조절한다. 웨어러블 로봇과 외골격 로봇은 신체에 착용하여 보행이나 자세유지, 물건 들기 등의 활동을 직접 보조한다. 캐나다 정부는 2026년 하체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자연스러운 보행을 회복하도록 돕는 착용형 로봇 기술의 상용화와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외골격 기술은 이동기능 향상뿐 아니라 장시간 휠체어 사용으로 인한 이차적 건강문제를 예방하고, 서기와 보행 경험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재활로봇은 치료사의 노동을 단순히 대체하는 장치가 아니다. 치료사가 환자의 기능을 평가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동안 로봇은 반복훈련과 정량적 측정을 담당할 수 있다. 치료사의 전문적 판단과 로봇의 반복성·정밀성이 결합될 때 재활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로봇재활은 고가의 장비와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형병원이나 일부 재활기관에 집중되기 쉽다. 비용을 이용자 개인에게 전가하면 첨단기술은 새로운 의료 불평등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재활로봇과 웨어러블 로봇은 건강보험,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제도, 장기요양보험과 연계해 공적 급여의 대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스마트홈에서 피지컬 AI로 스마트홈 복지기술은 가정 내 센서와 AI를 활용해 낙상, 화재, 장시간 움직임 없음, 수면 이상, 가스와 전기 사용의 변화를 감지한다. 출입문, 조명, 냉난방, 침대, 휠체어, 보행보조기와 건강측정기기가 연결되면 장애인과 고령자의 생활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캐나다 국립연구위원회의 ‘Aging in Place’ 연구는 AI 기반 센서와 보조로봇을 결합하여 고령자가 자신이 선택한 주거공간에서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홈의 목적은 모든 행동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돌봄인력이 대인 돌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이 피지컬 AI로 발전하고 있다. 피지컬 AI란 소프트웨어 안에서 정보만 처리하는 AI와 달리, 센서와 로봇의 몸체를 통해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돌봄 분야에서는 침대와 휠체어 간 이동지원, 보행보조, 물건 운반, 식사와 옷입기 보조, 낙상자 발견, 위험물 제거, 방문자 안내 등에 적용될 수 있다. 피지컬 AI의 중요한 특징은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정한다는 점이다. 기존 기계가 정해진 동작을 반복했다면, 피지컬 AI는 이용자의 자세, 의도, 근력, 주변 장애물과 돌봄인력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보조 강도와 동작을 변화시킨다. 장기적으로는 로봇팔, 스마트휠체어, 외골격 로봇, 가정용 이동로봇과 음성 AI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고령화와 돌봄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돌봄로봇과 ICT를 장기요양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왔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소개된 오이타현의 돌봄시설 사례에서는 침상 이탈과 생체신호 센서, 음성기록, AI 행동예측 기술을 활용하여 야간 순찰과 반복기록 업무를 줄이고 돌봄환경을 개선하는 실증이 이루어졌다. 일본 정부는 돌봄로봇과 복지기기의 실용화와 시장보급을 지원하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돌봄인력의 허리 부담을 줄이고, 중증장애인의 체위변경과 이동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사람을 들어 올리고 이동시키는 기술은 오작동 시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기기 수준의 안전성 검증, 인간의 즉각적인 개입이 가능한 구조, 책임소재와 보험체계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생성형 AI와 의사소통 복지기술 생성형 AI는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활용하여 장애인의 정보접근과 의사소통을 지원할 수 있다. 복잡한 행정문서나 의료정보를 쉬운 언어로 바꾸고,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거나 문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며, 외국어와 수어·그림상징 간 의사소통을 보조할 수 있다. 중증 뇌병변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의 보완대체의사소통(AAC)에서는 사용자의 과거 표현과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원하는 문장을 예측하여 선택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주변 환경과 문서의 내용을 설명하고, 청각장애인에게는 실시간 자막과 대화 요약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장애인의 말을 대신 생성할수록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와 AI가 추론한 표현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AI가 사용자의 의사를 과도하게 수정하거나 보호자와 전문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현을 유도한다면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수 있다. 따라서 생성형 AI 기반 의사소통 기술은 사용자가 쉽게 수정·거부할 수 있어야 하며, 최종 표현의 주체가 장애인 본인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외 사례가 보여주는 공통된 방향 영국의 가상병동, 일본의 돌봄로봇, 캐나다의 스마트홈과 웨어러블 로봇, 유럽연합의 사회적 로봇 연구는 적용기술은 서로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된 방향을 보여준다. 첫째, 돌봄의 장소가 병원과 시설에서 가정과 지역사회로 이동하고 있다. 둘째, 질환 악화 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는 예방적 돌봄으로 전환되고 있다. 셋째, 단일 제품을 보급하는 방식보다 의료·재활·돌봄·주거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형 체계가 강조되고 있다. 넷째, 로봇과 AI는 전문인력을 제거하는 기술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위험한 업무를 분담하는 협력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WHO 유럽지역의 고령화 전략도 보조기기, 로봇과 AI 기반 솔루션이 서비스 전달을 개선하고 고령자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동시에 이러한 기술은 건강보장체계와 지역사회 서비스에 통합되어야 하며, 독립적인 상품으로만 제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방향을 제시한다. 복지기술의 위험과 윤리적 쟁점 복지기술이 확대될수록 새로운 위험도 발생한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감시와 개인정보 침해이다. 건강정보와 생활데이터는 이용자가 언제 잠들고, 화장실에 가고, 누구를 만나며,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정보가 서비스 제공기관, 보험회사나 기업의 비용절감과 위험선별에 사용되면 장애인과 고령자는 보호의 대상이라는 이유로 일상 전체를 감시받을 수 있다. 둘째는 알고리즘 편향이다. AI 학습데이터에 장애인의 신체, 언어, 행동양식이 충분히 포함되지 않으면 장애인의 움직임을 낙상이나 이상행동으로 오인하거나, 비정형적 발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WHO는 고령자를 위한 의료 AI가 연령주의를 재생산하지 않도록 설계와 데이터, 규제 단계에서 차별 위험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같은 원칙은 장애인에 대한 능력주의와 정상성 편향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셋째는 디지털 격차이다. 스마트폰이나 통신망이 없고, 디지털 기기를 조작하기 어렵거나,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첨단 복지기술은 오히려 기존 서비스를 축소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정보통신기술과 보조기술의 상호운용성뿐 아니라 그 상호운용 과정 자체가 장애인에게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넷째는 돌봄의 인간성이다. 기술도입의 목적이 인건비 절감에만 맞춰지면 사람에 의한 방문과 관계적 돌봄이 축소될 수 있다. 효율성은 복지기술의 필요조건이지만 최종 목적은 아니다. 돌봄의 목적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안전, 존엄, 자기결정과 사회적 관계를 보장하는 데 있다. 한국 복지기술 정책의 방향 우리나라에서도 AI 스피커를 활용한 안부확인, 응급안전 알림, 스마트홈 센서, 재활로봇, 웨어러블 보행보조기와 돌봄로봇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 역시 고령자 자립생활과 돌봄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고령친화기술, AI와 IoT 기반 서비스의 필요성을 정책적으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실증사업과 개별 기기 보급이 분산되어 있고, 의료·장기요양·장애인복지·주거지원 간 데이터와 서비스 연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의 정책은 ‘어떤 로봇을 개발할 것인가’보다 ‘누구의 어떤 권리를 보장할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선 장애인과 고령자를 기술의 소비자가 아니라 설계·평가·의사결정의 주체로 참여시켜야 한다. 기술개발 초기부터 장애유형별 사용성과 접근성을 검증하고, 당사자가 필요하지 않은 기능을 거부할 권리와 데이터 사용을 통제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다음으로 개별 기기의 시범보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공공급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원격 건강관리, 재활로봇, 스마트홈, 보완대체의사소통 기술을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에 연계할 필요가 있다. 기기를 한 번 제공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설치, 교육, 유지보수, 수리와 교체를 포괄하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의료·복지·재활·주거 데이터를 무조건 한곳에 모으기보다 필요한 정보만 안전하게 공유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알고리즘의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AI의 오류에 대해 이용자 개인이 책임을 떠안지 않도록 국가, 서비스 기관, 개발기업과 전문가의 책임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지기술의 성과를 비용절감이나 돌봄인력 감축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병원 방문의 감소, 낙상과 합병증 예방뿐 아니라 자기결정권, 사회참여, 가족돌봄 부담, 이용자의 삶의 만족도, 인간적 접촉의 유지 여부까지 평가해야 한다. 복지기술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과정이 아니다. 인간이 원하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선택하고 통제하는 과정이다. 원격의료는 의료가 장애인의 생활공간으로 찾아오게 하고, 반려로봇은 고립의 징후를 인간에게 연결하며, 재활로봇과 피지컬 AI는 신체적 가능성과 활동범위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복지가 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기술이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기술을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첨단기술의 수준이 복지국가의 수준을 결정하지 않는다. 그 기술이 장애인과 고령자의 존엄, 자유, 안전과 사회참여를 얼마나 확장했는가가 복지국가의 수준을 결정한다. AI 시대의 복지기술은 돌봄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곳을 더 정확하게 발견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에서 구매할 능력이 있는 사람만 누리는 상품이 아니라, 필요한 모든 시민에게 보장되는 새로운 사회권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전 다음 목록
원격의료·반려로봇·피지컬 AI와 복지기술의 현재 임성준(한밭센터) 뎃글수 0 조회수 7 작성일자 2026.07.30 원격의료·반려로봇·피지컬 AI와 복지기술의 현재 첨단기술은 돌봄을 어떻게 바꾸는가 기자명칼럼니스트 김경식 입력 2026.07.30 17:3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전자점자 다운로드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인공지능 시대의 복지기술은 더 이상 전동휠체어, 보청기, 의사소통 보조기기와 같은 개별 제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늘날 복지기술은 AI,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빅데이터, 디지털 헬스, 스마트홈 기술을 결합하여 장애인과 고령자의 건강관리, 일상생활, 이동, 재활, 의사소통과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통합적 사회서비스 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보조기술을 장애인과 고령자 등의 기능과 독립성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고, 교육·노동·지역사회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수단으로 규정한다. 세계적인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2050년에는 약 35억 명이 하나 이상의 보조기술을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도 필요한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는 복지기술의 문제가 단순한 기술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접근권과 분배정의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첨단기술이 장애인과 고령자의 존엄, 자유, 안전과 사회참여를 얼마나 확장했는가가 복지국가의 수준을 결정한다. (생성형 AI 활용 생성 이미지) ⓒ 김경식 복지기술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를 몇 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AI 기반 원격의료와 건강 모니터링, 둘째는 반려로봇과 사회적 로봇, 셋째는 재활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넷째는 스마트홈과 안전관리 기술, 다섯째는 인간의 물리적 활동을 직접 보조하는 피지컬 AI이다. 이들 기술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기보다 데이터와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점차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병원이 생활공간으로 확장되는 원격의료 원격의료는 화상으로 의사를 만나는 원격진료만을 뜻하지 않는다. 원격 모니터링, 원격재활, 비대면 건강상담, 의료인 간 협진, 디지털 진단과 건강교육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체계이다. WHO는 원격의료를 디지털 헬스의 한 영역으로 규정하면서, 대면진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과 연속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과 고령자에게 원격의료는 편의서비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병원을 방문하려면 이동지원, 활동지원사나 보호자의 동행, 특수교통수단 예약, 장시간의 대기와 신체적 피로가 수반된다. 원격 모니터링은 혈압, 혈당, 심전도, 산소포화도, 체온, 수면, 활동량 등의 정보를 일상적으로 수집하고, AI는 이상 징후와 질환 악화 가능성을 분석한다. 의료진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뒤 상태를 확인하는 사후적 의료에서 벗어나 건강위험에 선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인 NHS는 가상병동을 대표적인 공공 원격의료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 가상병동은 입원이 필요할 수 있는 환자가 자택이나 요양시설에서 원격 모니터링과 의료진의 대면·비대면 관리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NHS는 2023년 9월까지 1만 개 이상의 가상병동 병상 역량을 구축했고, 이후에도 지역별 가상병동의 수용능력과 이용현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25년 영국 남동부 지역에서는 2천 개가 넘는 가상병동 병상이 운영되었다. 이 제도는 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불필요한 입원이나 반복적인 외래 방문을 줄이면서도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만 가상병동은 환자를 단순히 집에 머물게 하는 비용절감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 방문간호, 응급이송, 진단검사, 재활과 돌봄서비스가 함께 연결될 때 비로소 안전한 의료복지 모델이 된다. WHO 유럽지역의 연구에서도 원격의료는 치매 환자와 가족돌봄자의 우울과 불안, 사회적 고립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디지털 기술만 제공한다고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지원과 연령친화적 환경이 함께 구축될 때 강화된다. 외로움과 불안을 다루는 반려로봇과 사회적 로봇 반려로봇 또는 사회적 로봇은 대화, 표정, 소리, 움직임과 접촉을 통해 사용자와 정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로봇이다. 대표적인 기능은 말벗, 인지자극, 일정 및 복약 알림, 감정상태 확인, 가족이나 돌봄인력과의 연결, 위기상황 감지이다. 고령자와 장애인에게 반려로봇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완화하고 일상의 규칙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반복적인 대화와 회상활동을 제공하고, 발달장애인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예측 가능한 상호작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병원과 요양시설에서는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고 치료나 재활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매개체로도 활용된다. 유럽연합은 고령자의 독립생활과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사회적 로봇 연구를 지속해 왔다. EU 지원 연구에서는 로봇이 안전확인, 이동지원,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공함으로써 고령자가 더 오래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돌봄인력의 부담을 완화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병원을 방문한 고령자에게 기본적인 대화와 안내를 제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도 진행되었다. 반려로봇의 가치는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기술이 가족, 활동지원사, 사회복지사와의 관계를 대신하기 시작하면 돌봄의 비인간화가 발생할 수 있다. 반려로봇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를 기술적으로 은폐하는 장치가 아니라, 고립을 발견하고 인간적 관계로 연결하는 보조수단이어야 한다. 예컨대 이용자가 평소보다 대화가 줄고 수면이나 활동 패턴이 달라졌다면 로봇은 이를 감지해 가족이나 서비스 제공기관에 알릴 수 있다. 이때 로봇의 역할은 외로움을 혼자 감당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돌봄이 필요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다. 장애인의 움직임을 확장하는 재활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재활로봇은 반복적이고 정밀한 움직임을 제공하여 뇌졸중, 척수손상, 뇌병변장애, 근골격계 손상 환자의 보행과 상지기능 회복을 지원한다. 센서와 AI는 사용자의 근력, 관절각도, 보행속도, 균형과 피로도를 분석하고, 재활 강도와 동작을 개인에게 맞게 조절한다. 웨어러블 로봇과 외골격 로봇은 신체에 착용하여 보행이나 자세유지, 물건 들기 등의 활동을 직접 보조한다. 캐나다 정부는 2026년 하체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자연스러운 보행을 회복하도록 돕는 착용형 로봇 기술의 상용화와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외골격 기술은 이동기능 향상뿐 아니라 장시간 휠체어 사용으로 인한 이차적 건강문제를 예방하고, 서기와 보행 경험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재활로봇은 치료사의 노동을 단순히 대체하는 장치가 아니다. 치료사가 환자의 기능을 평가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동안 로봇은 반복훈련과 정량적 측정을 담당할 수 있다. 치료사의 전문적 판단과 로봇의 반복성·정밀성이 결합될 때 재활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로봇재활은 고가의 장비와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형병원이나 일부 재활기관에 집중되기 쉽다. 비용을 이용자 개인에게 전가하면 첨단기술은 새로운 의료 불평등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재활로봇과 웨어러블 로봇은 건강보험,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제도, 장기요양보험과 연계해 공적 급여의 대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스마트홈에서 피지컬 AI로 스마트홈 복지기술은 가정 내 센서와 AI를 활용해 낙상, 화재, 장시간 움직임 없음, 수면 이상, 가스와 전기 사용의 변화를 감지한다. 출입문, 조명, 냉난방, 침대, 휠체어, 보행보조기와 건강측정기기가 연결되면 장애인과 고령자의 생활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캐나다 국립연구위원회의 ‘Aging in Place’ 연구는 AI 기반 센서와 보조로봇을 결합하여 고령자가 자신이 선택한 주거공간에서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홈의 목적은 모든 행동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돌봄인력이 대인 돌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이 피지컬 AI로 발전하고 있다. 피지컬 AI란 소프트웨어 안에서 정보만 처리하는 AI와 달리, 센서와 로봇의 몸체를 통해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돌봄 분야에서는 침대와 휠체어 간 이동지원, 보행보조, 물건 운반, 식사와 옷입기 보조, 낙상자 발견, 위험물 제거, 방문자 안내 등에 적용될 수 있다. 피지컬 AI의 중요한 특징은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정한다는 점이다. 기존 기계가 정해진 동작을 반복했다면, 피지컬 AI는 이용자의 자세, 의도, 근력, 주변 장애물과 돌봄인력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보조 강도와 동작을 변화시킨다. 장기적으로는 로봇팔, 스마트휠체어, 외골격 로봇, 가정용 이동로봇과 음성 AI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고령화와 돌봄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돌봄로봇과 ICT를 장기요양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왔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소개된 오이타현의 돌봄시설 사례에서는 침상 이탈과 생체신호 센서, 음성기록, AI 행동예측 기술을 활용하여 야간 순찰과 반복기록 업무를 줄이고 돌봄환경을 개선하는 실증이 이루어졌다. 일본 정부는 돌봄로봇과 복지기기의 실용화와 시장보급을 지원하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돌봄인력의 허리 부담을 줄이고, 중증장애인의 체위변경과 이동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사람을 들어 올리고 이동시키는 기술은 오작동 시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기기 수준의 안전성 검증, 인간의 즉각적인 개입이 가능한 구조, 책임소재와 보험체계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생성형 AI와 의사소통 복지기술 생성형 AI는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활용하여 장애인의 정보접근과 의사소통을 지원할 수 있다. 복잡한 행정문서나 의료정보를 쉬운 언어로 바꾸고,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거나 문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며, 외국어와 수어·그림상징 간 의사소통을 보조할 수 있다. 중증 뇌병변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의 보완대체의사소통(AAC)에서는 사용자의 과거 표현과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원하는 문장을 예측하여 선택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주변 환경과 문서의 내용을 설명하고, 청각장애인에게는 실시간 자막과 대화 요약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장애인의 말을 대신 생성할수록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와 AI가 추론한 표현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AI가 사용자의 의사를 과도하게 수정하거나 보호자와 전문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현을 유도한다면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수 있다. 따라서 생성형 AI 기반 의사소통 기술은 사용자가 쉽게 수정·거부할 수 있어야 하며, 최종 표현의 주체가 장애인 본인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외 사례가 보여주는 공통된 방향 영국의 가상병동, 일본의 돌봄로봇, 캐나다의 스마트홈과 웨어러블 로봇, 유럽연합의 사회적 로봇 연구는 적용기술은 서로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된 방향을 보여준다. 첫째, 돌봄의 장소가 병원과 시설에서 가정과 지역사회로 이동하고 있다. 둘째, 질환 악화 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는 예방적 돌봄으로 전환되고 있다. 셋째, 단일 제품을 보급하는 방식보다 의료·재활·돌봄·주거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형 체계가 강조되고 있다. 넷째, 로봇과 AI는 전문인력을 제거하는 기술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위험한 업무를 분담하는 협력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WHO 유럽지역의 고령화 전략도 보조기기, 로봇과 AI 기반 솔루션이 서비스 전달을 개선하고 고령자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동시에 이러한 기술은 건강보장체계와 지역사회 서비스에 통합되어야 하며, 독립적인 상품으로만 제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방향을 제시한다. 복지기술의 위험과 윤리적 쟁점 복지기술이 확대될수록 새로운 위험도 발생한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감시와 개인정보 침해이다. 건강정보와 생활데이터는 이용자가 언제 잠들고, 화장실에 가고, 누구를 만나며,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정보가 서비스 제공기관, 보험회사나 기업의 비용절감과 위험선별에 사용되면 장애인과 고령자는 보호의 대상이라는 이유로 일상 전체를 감시받을 수 있다. 둘째는 알고리즘 편향이다. AI 학습데이터에 장애인의 신체, 언어, 행동양식이 충분히 포함되지 않으면 장애인의 움직임을 낙상이나 이상행동으로 오인하거나, 비정형적 발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WHO는 고령자를 위한 의료 AI가 연령주의를 재생산하지 않도록 설계와 데이터, 규제 단계에서 차별 위험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같은 원칙은 장애인에 대한 능력주의와 정상성 편향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셋째는 디지털 격차이다. 스마트폰이나 통신망이 없고, 디지털 기기를 조작하기 어렵거나,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첨단 복지기술은 오히려 기존 서비스를 축소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정보통신기술과 보조기술의 상호운용성뿐 아니라 그 상호운용 과정 자체가 장애인에게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넷째는 돌봄의 인간성이다. 기술도입의 목적이 인건비 절감에만 맞춰지면 사람에 의한 방문과 관계적 돌봄이 축소될 수 있다. 효율성은 복지기술의 필요조건이지만 최종 목적은 아니다. 돌봄의 목적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안전, 존엄, 자기결정과 사회적 관계를 보장하는 데 있다. 한국 복지기술 정책의 방향 우리나라에서도 AI 스피커를 활용한 안부확인, 응급안전 알림, 스마트홈 센서, 재활로봇, 웨어러블 보행보조기와 돌봄로봇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 역시 고령자 자립생활과 돌봄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고령친화기술, AI와 IoT 기반 서비스의 필요성을 정책적으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실증사업과 개별 기기 보급이 분산되어 있고, 의료·장기요양·장애인복지·주거지원 간 데이터와 서비스 연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의 정책은 ‘어떤 로봇을 개발할 것인가’보다 ‘누구의 어떤 권리를 보장할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선 장애인과 고령자를 기술의 소비자가 아니라 설계·평가·의사결정의 주체로 참여시켜야 한다. 기술개발 초기부터 장애유형별 사용성과 접근성을 검증하고, 당사자가 필요하지 않은 기능을 거부할 권리와 데이터 사용을 통제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다음으로 개별 기기의 시범보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공공급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원격 건강관리, 재활로봇, 스마트홈, 보완대체의사소통 기술을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에 연계할 필요가 있다. 기기를 한 번 제공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설치, 교육, 유지보수, 수리와 교체를 포괄하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의료·복지·재활·주거 데이터를 무조건 한곳에 모으기보다 필요한 정보만 안전하게 공유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알고리즘의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AI의 오류에 대해 이용자 개인이 책임을 떠안지 않도록 국가, 서비스 기관, 개발기업과 전문가의 책임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지기술의 성과를 비용절감이나 돌봄인력 감축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병원 방문의 감소, 낙상과 합병증 예방뿐 아니라 자기결정권, 사회참여, 가족돌봄 부담, 이용자의 삶의 만족도, 인간적 접촉의 유지 여부까지 평가해야 한다. 복지기술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과정이 아니다. 인간이 원하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선택하고 통제하는 과정이다. 원격의료는 의료가 장애인의 생활공간으로 찾아오게 하고, 반려로봇은 고립의 징후를 인간에게 연결하며, 재활로봇과 피지컬 AI는 신체적 가능성과 활동범위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복지가 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기술이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기술을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첨단기술의 수준이 복지국가의 수준을 결정하지 않는다. 그 기술이 장애인과 고령자의 존엄, 자유, 안전과 사회참여를 얼마나 확장했는가가 복지국가의 수준을 결정한다. AI 시대의 복지기술은 돌봄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곳을 더 정확하게 발견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에서 구매할 능력이 있는 사람만 누리는 상품이 아니라, 필요한 모든 시민에게 보장되는 새로운 사회권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